서서 오줌 누기
장지아
서서 오줌 누기
장지아(1973-)는 사진,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의 작업으로 몸과 관련하여 사회적으로 금기시 되어온 주제를 표현한다. 육체의 내밀한 부분, 본능, 욕망과 같이 사적이고 감각적인 것들을 노출시킴으로써 이를 둘러싼 사회적 통념과 관습을 일깨운다. 인체의 분비물이나 성적인 주제를 다룬 작품, 고문의 형식으로 고통과 쾌락을 다룬 작품, 도축된 소의 피를 활용한 작품 등 다루기 어려운 적나라한 소재를 감각적이면서도 강렬하게 제시하고 있다. 작가는 이와 같이 사회적 금기를 위협하는 이미지들로 관습적으로 용인되어왔던 규범, 위계, 통념을 전복시키는 계기를 마련한다.
〈서서 오줌 누기〉(2006)는 서서 소변을 보는 여성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검은 바탕에 여성의 나체 토르소와 신체에서 분비되는 액체가 집중적으로 조명되고 있다. 소변을 보는 것은 지정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가장 사적인 행위임에도 질서를 거스르는 행위를 하는 사진 속 여성은 당당한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이는 전시장이라는 공개된 장소에 가감 없이 전해진다. 낯선 행위의 생경하면서도 미묘한 감각들을 응축적으로 전하는 이 장면은 신체의 분비물은 비천한 것이며 감추어야하는 것이라는 통념을 거슬러 오히려 작품의 주된 미적 소재로 표현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여자는 앉아서, 그리고 남자는 서서 소변을 본다는 사회적 관습에 위배되는 이 장면은 무의식적으로 따르고 있는성 역할과 전통을 일탈한 모습으로 해방감과 불편함, 그리고 파격적인 미감을 자아낸다. 이 작품은 정상으로 규정된 것들과 비정상의 영역에 위치한 것들, 아름다움과 추함, 비천한 것과 고귀한 것 사이의 경계를 들추어내며 낯선 긴장감으로 사회적 체계, 규범, 질서를 재고해 보게 한다.